길은 이야기에 있다: 어슐러 K. 르 귄의 『글쓰기의 항해술
길은 이야기에 있다: 어슐러 K. 르 귄의 『글쓰기의 항해술』
본 보고서는 어슐러 K. 르 귄의 『글쓰기의 항해술』(Steering the Craft)을 단순한 작법서를 넘어, 심오한 실천적 문학 철학서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 책은 르 귄이 평생에 걸쳐 견지해 온 예술적, 윤리적 신념의 구체적인 발현이다. 이 분석의 핵심 주장은 르 귄이 글쓰기를 세상을 수동적으로 묘사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계를 능동적으로 형성하는 힘으로 보았다는 점에 있다.1 따라서 그가 가르치는 '기술(craft)'은 단순한 테크닉을 넘어, 현실을 항해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도구의 집합이다. 본 보고서는 인류학자의 딸이라는 그의 배경2과 도가(Taoism), 아나키즘, 페미니즘에 대한 깊은 탐구4가 단순한 전기적 사실이 아니라, 책에서 제시하는 실용적 조언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적 토대임을 밝힐 것이다. 이 분석을 통해 『글쓰기의 항해술』의 연습 문제들을 익히는 것이 곧 언어를 도덕적, 정치적 행위로 보는 르 귄의 비전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과정임을 논증하고자 한다.
제1부: 배와 바다 - 『글쓰기의 항해술』 해체하기
이 장에서는 책 자체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책의 구조, 의도된 독자,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진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이후 장에서 다룰 '왜'라는 질문에 앞서 '무엇'을 먼저 확립하고자 한다.
1.1 항해사의 해도: 10개 장에 대한 개관
이 책은 서사 산문의 10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시적인 것에서 거시적인 것으로 나아가는 논리적 전개를 보여준다.7 각 장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글의 소리」, 「구두점과 문법」, 「문장의 길이와 복문 구조」, 「반복」, 「형용사와 부사」, 「동사: 인칭과 시제」, 「시점과 목소리」, 「시점 바꾸기」, 「간접 화법, 또는 무엇이 이야기하는가」, 「채우기와 건너뛰기」.8
이 구조는 겉보기에는 단순하다.7 언어의 가장 물리적인 측면인 '소리'에서 시작하여11, 문장 구성의 기술적 측면을 체계적으로 거친 뒤, 목소리나 서사의 초점과 같은 더 추상적인 개념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전개는 마치 장인이 기술을 배우는 과정과 유사하다. 먼저 재료의 질감을 느끼고, 다음으로 도구 사용법을 익힌 뒤, 마지막으로 구조물을 세우는 것이다.
각 장은 르 귄 특유의 재치 있고 직설적인 해설,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J. R. R. 톨킨, 조라 닐 허스턴 등을 포함한 세계 문학의 고전에서 가져온 풍부한 예시, 그리고 실용적인 연습 문제로 구성된다.7 이러한 이론, 예시, 실습의 3단계 구조는 이 책의 핵심적인 교육학적 엔진이다.
1.2 의도된 항해사: 초심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르 귄은 이 책이 "초심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을 갈고닦고 심화시키고자 하는 작가들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8 그는 글쓰기를 "자기표현, 치료, 또는 영적 모험"으로 논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16, 작가들이 매일 글 쓰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 것에도 목적을 두지 않는다.2
이 책의 목표 독자는 "고독한 항해사와 반란을 일으킨 선원들"17, 즉 이미 바다 위에서 재료와 씨름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러한 독자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르 귄은 동기 부여를 위한 상투적인 문구에서 벗어나, 오직 기술의 "기본적인 요소(nuts and bolts)"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2 이 책은 작가에게 의지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르 귄이 의도적으로 숙련된 작가를 독자로 설정한 것은, 글쓰기를 단순한 취미나 치료적 행위가 아닌 목공이나 음악처럼 평생에 걸쳐 연마해야 할 진지하고 전문적인 기술로 격상시키려는 철학적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대중적인 작법서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르 귄은 바이올린을 한 번도 잡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거장의 테크닉을 가르치지 않듯, 이미 글쓰기에 헌신하고 있는 이들에게 기술 연마의 길을 제시한다. 이러한 독자 선택은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진지함과 전문성을 부여하는 의도적인 행위이다.
1.3 21세기의 개정판: 폭풍우 치는 바다에 적응하기
2015년 개정판은 1998년 초판을 완전히 수정하고 다시 쓴 것이다.7 르 귄은 개정의 목표가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인쇄 매체와 전자 매체를 아우르는, 폭풍우 치는 출판의 바다를 항해할 때의 기회와 위험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12
이 개정판에는 "21세기, 이야기의 바다를 항해하는 법"이라는 새로운 부제와 함께, "실제 모임과 온라인 모임" 모두를 포함하는 글쓰기 그룹 운영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가 추가되었다.7 이는 인터넷 시대에 변화하는 문학 공동체의 지형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개정판은 거의 20년 동안 이 책을 사용해 온 독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더욱 유용하고 현실적으로" 만들어졌다.12 이러한 반복적이고 반응적인 접근 방식은 이 책이 정적인 이론서가 아니라 실용적인 "워크북"12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
제2부: 철학의 나침반 - 산문의 도(道)
이 장에서는 『글쓰기의 항해술』에 담긴 실용적인 조언이 르 귄의 핵심 철학 원리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적용한 결과물임을 논증한다. 그가 가르치는 기술들은 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그의 세계관이 물리적으로 발현된 형태이다.
2.1 "길은 이야기에 있다": 문장과 소리에 담긴 도가 원리
르 귄은 철학적 도가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5 산문에 대한 그의 조언은 흐름, 균형(음과 양), 그리고 자연스러움이라는 도가적 개념을 반영한다.
첫 장인 「글의 소리」는 언어의 물리성과 음악성을 강조한다.8 이는 우주를 역동적이고 흐르는 과정(도, 道)으로 보는 도가적 관점과 일치한다. 문장의 주된 임무는 "다음 문장으로 이어지는 것"8이며, 이는 단순히 이해되는 것을 넘어 느껴지는 전진 운동을 만들어낸다.
"플롯은 이야기보다 우월하지도 않고, 심지어 이야기에 필수적이지도 않다"8는 르 귄의 주장은 전통적인 작법서의 조언에서 급진적으로 벗어난다. 이는 도가 철학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서사를 '갈등 모델'로 축소하는 것에 대한 르 귄의 비판은 도가 사상의 직접적인 적용이다. 그는 이야기를 갈등으로 환원하는 것이 "공격성과 경쟁을 부풀리는" 문화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25 이는 순전히 '양(陽)'적인(활동적, 공격적, 갈등 지향적) 서사 모델에 대한 거부다. 대신 그는 "관계를 맺고, 찾고, 잃고, 견디고, 발견하고, 헤어지고, 변화하는"9 것과 같은 '음(陰)'적인(수용적, 조용한, 변화하는) 특성을 포용하는 이야기 모델을 옹호한다. 목표는 경직된 플롯 구조가 아니라, 이야기가 그 주위를 자연스럽게 흐르는 '초점'25을 찾는 것이며, 이는 도가 사상의 균형과 자연스러운 변화의 원리를 구현한다. 따라서 이야기 구조에 대한 그의 조언은 단순한 문체적 선호를 넘어, 공격성을 유일하고 타당한 서사 엔진으로 보는 관점을 해체하려는, 도가 사상에 뿌리를 둔 심오한 철학적, 문화적 비평이다.
2.2 문법 속의 아나키즘: 해방의 도구로서의 언어
르 귄은 스스로를 비위계적이고 자율적인 체제를 신봉하는 아나키스트로 규정했다.4 이러한 정치적 신념은 문법과 구두점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종종 사회 계급과 지적 허영에 뿌리를 둔 임의적인 지침인 "가짜 규칙"16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다.15 그는 작가들에게 문법을 제약의 집합이 아니라 "가장 필수적이고, 아름답고, 우아한 도구들의 모음"9으로 이해하라고 격려한다.
작가의 도덕적 의무는 '정확성'이 아니라 '명료성'에 있다.15 이는 작가를 멀리 있는, 의심받지 않는 권위에 복종하는 주체가 아니라, 특정 효과를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언제 관습을 깰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적인 장인으로 세운다. 이것이 바로 산문에 적용된 아나키즘의 정수다. 수동태에 대한 그의 논의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수동태의 기능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며8, 독단적인 금지보다는 그 목적에 대한 미묘한 이해를 옹호한다.
2.3 양성성의 서술자: 목소리와 시점에 대한 페미니즘적 관점
르 귄의 소설, 특히 『어둠의 왼손』은 양성성과 인류학의 렌즈를 통해 젠더, 정체성, 타자성을 탐구한 것으로 유명하다.2 그의 책에서 시점과 목소리에 관한 장들은 이러한 주제적 관심을 실용적인 글쓰기 연습으로 전환시킨다.
그는 1인칭, 제한적 3인칭, 관찰자-서술자, 개입하는(전지적) 작가, 거리를 두는(카메라 눈) 작가 등 다양한 시점 선택지를 상세히 분류한다.8 이들을 동등한 선택지의 범위로 다룸으로써, 그는 단 하나의 특권적인 서사적 입장이 있다는 관념을 전복시킨다.
시점에 관한 연습 문제들은 페미니즘적, 인류학적 실천의 한 형태다. 작가에게 동일한 장면을 여러 관점에서 다시 쓰게 함으로써25, 그는 근본적인 공감 행위, 즉 자아를 해체하고 '타자'의 의식 속에 거주하는 능력을 훈련시킨다. 이는 『어둠의 왼손』의 독자(그리고 작가)에게 요구되는 것과 동일한 상상력의 도약이다. 이는 작가에게 "진실은 상상력의 문제"30이며 현실은 관점을 통해 구성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전한다. 따라서 시점 연습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편견을 해체하고 페이지 위에서 더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공감적인 현실을 구축하는 법을 가르치는 페미니즘적, 인류학적 상상력을 위한 훈련장이다.
제3부: 항해의 실천 - 연습 문제 분석
이 장에서는 책의 연습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것들이 르 귄의 철학이 전달되는 주요 메커니즘임을 주장한다. 이 연습 문제들은 실천을 통해 깨달음을 얻도록 설계되었다.
3.1 만들기의 교육학: 제약을 통한 학습
연습 문제들은 이 책의 "워크북"으로서의 성격의 핵심이다.2 이것들은 짧고, 집중적이며,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종종 한 번에 완료할 수 있다.24
핵심적인 교육 방식은 창의적 제약이다. "형용사나 부사 없이 쓰기"14나 "일곱 단어 이하의 문장으로 쓰기"16처럼 작가의 도구를 제한함으로써, 르 귄은 작가들이 남아있는 도구(명사와 동사)의 힘을 발견하고, 몸에 밴 게으른 습관에서 벗어나도록 강제한다.
이 방법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경험으로 만든다. 작가는 리듬에 대해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한 페이지 길이의 문장이나 짧고 단속적인 문장들을 직접 써보면서 그것을 느낀다.29 이것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만들면서" 배우는 것이다.15
장 주제 | 연습 과제 (요약) | 의도된 기술 개발 | 철학적 기반 |
---|---|---|---|
1. 글의 소리 | 운율 없이 소리 효과를 사용하여 소리 내어 읽기 위한 서사 쓰기.14 | '마음의 귀'를 개발하고, 산문을 물리적이고 음악적인 매체로 인식하는 능력을 배양함.11 | 도가 사상: 언어를 의미의 투명한 용기가 아닌, 내재적 리듬을 가진 살아있고 흐르는 실체로 다룸. |
3. 문장 길이와 구문 | 짧은 문장(7단어 이하)으로 단락 쓰기, 그 후 한 페이지 길이의 단일 문장 쓰기.16 | 문장 다양화를 통해 산문의 리듬, 긴장, 흐름에 대한 통제력을 가르침. 단순함과 복잡함 모두의 힘을 보여줌.15 | 도가 사상 (음/양): 조화로운 전체를 만들기 위해 짧고 날카로운 문장(양)과 길고 흐르는 문장(음) 사이의 역동적인 균형을 탐구함. |
5. 형용사와 부사 | 형용사나 부사 없이 묘사적인 구절 쓰기.14 | 강력하고 정확한 명사와 동사를 사용하도록 강제하여, 더 깔끔하고 강렬하며 생생한 산문을 만들게 함.14 | 아나키즘/도가 사상 (단순함): 그 자체를 위한 장식을 거부하고, 의미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에 집중함. '살찌우는' 산문보다 명료함과 직접성을 장려함.9 |
6. 동사: 인칭과 시제 |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노부인의 이야기를 쓴 후, 인칭(1/3인칭)과 시제 구조를 바꿔 다시 쓰기.29 | 동사의 근본적인 선택 변화가 이야기의 톤, 거리감, 감정적 영향력을 어떻게 급진적으로 바꾸는지 보여줌.29 | 페미니즘/인류학: '타자'의 입장이 되어보고, 관점(인칭/시제)이 근본적으로 현실을 구성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실천적 연습. |
10. 채우기와 건너뛰기 | 인물 없이 그 인물이 거주하는 장소를 묘사하여 인물을 설명하기.14 | '보이지 않는 설명'과 보여주기 대 말하기의 기술을 가르침. '말해주는' 세부 사항을 선택하는 기술을 개발함.14 | 도가 사상 (무위자연): '애쓰지 않는 행위' 또는 '하지 않음'의 개념을 구현함. 이야기는 직접적인 진술보다 종종 더 강력한 추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됨. |
3.2 반란을 일으킨 선원들: 비위계적 공동체의 모델
이 책은 "동료 그룹 워크숍"이라는, 동료 평가 워크숍 운영에 대한 부록으로 끝을 맺는다.8 이는 2015년 개정판의 중요하고 실용적인 구성 요소다.
르 귄이 제시하는 글쓰기 그룹 모델은 축소된 아나키스트 공동체와 같다. 그것은 비위계적("동료 그룹")이며, 상호 부조에 기반하고, 작가의 개성보다는 작품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목표는 작가가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도록 돕는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룹의 비전을 작품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종종 경쟁적이고 인물 중심적인 역학을 보이는 학문적 워크숍과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이 부록은 단순히 유용한 팁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윤리적 이상을 반영하는 문학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이다.
제4부: 더 넓은 바다를 그리다 - 맥락 속의 『글쓰기의 항해술』
이 마지막 장에서는 르 귄의 책을 창작 교육이라는 더 넓은 지형 안에 위치시키고, 비교와 대조를 통해 그 독특한 기여를 조명한다.
4.1 르 귄 대 킹: 두 장인의 이야기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 A Memoir of the Craft)와의 상세한 비교는 두 책의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32 두 작가 모두 이야기의 대가이지만, 그들의 방법론은 상이하다.
초점: 르 귄은 문장, 단어, 소리와 같은 미시적인 부분, 즉 "기본적인 요소"에 집중한다.2 반면 킹은 훈련, 일과, 플롯, 그리고 "이상적인 독자"와 같은 거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32 르 귄은 이야기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관한 것이고, 킹은 작가가 어떻게 일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은유: 르 귄의 은유는 항해 기술인 "배를 조종하는 것"(steering the craft)이다.17 킹의 은유는 발견 행위인 "화석을 발굴하는 것"이다.34 이는 그들의 핵심 철학을 드러낸다. 르 귄에게 이야기는 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킹에게 이야기는 발견되고 드러나는 것이다.
부사에 대한 조언: 킹의 유명한 격언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포장되어 있다"이다.35 르 귄의 조언은 더 미묘하다: "형용사와 부사는 풍부하고 좋으며 살찌운다. 중요한 것은 과용하지 않는 것이다".9 이 대조는 그들의 접근 방식을 완벽하게 요약한다. 킹의 조언은 실용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경험 법칙이며, 르 귄의 조언은 균형과 절제라는 철학적 원칙이다.
4.2 서가 위의 자리: 규칙과 안개 사이
『글쓰기의 항해술』은 작법서들 사이에서 독특하고 필수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이 책은 스트렁크와 화이트의 『스타일의 요소』(The Elements of Style)가 제시하는 규범적인 규칙보다 더 철학적이고 해방적이다.2 또한 존 가드너의 『소설 쓰기의 기술』(The Art of Fiction)의 추상적이고 학문적인 이론보다 더 실용적이고 직접적이다.2
평론가들은 이 책을 꾸준히 이러한 중간 지대에 위치시키며, 다른 안내서들이 종종 간과하는 문장 수준의 기술을 다루는 "가치 있는 보조 자료"로 평가한다.2 이 책은 단순히 캔버스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물감을 섞고 붓을 고르는 법"에 관한 것이다.2
4.3 MFA 문제: 의외의 교과서
르 귄은 문예창작 석사(MFA) 프로그램과 같은 글쓰기의 제도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36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종종 엄격한 기술 교육이 부족하고, 대신 비평, 이론, 그리고 "상업 소설에 대한 경멸"에 초점을 맞춘다는 비판을 받는다.37
아이러니하게도 『글쓰기의 항해술』은 MFA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완벽한 교과서다. 이 책은 학생들이 종종 필요로 하지만 받지 못하는, 스타일, 목소리, 문장 역학에 대한 집중적이고 기술적인 "기본 요소" 교육을 정확히 제공한다.39 책의 연습 문제들은 종종 모호한 워크숍 피드백에 대한 구조화된 교육적 대안을 제시한다. 대학 강좌에서 이 책이 사용된다는 사실39은 중심적인 긴장 관계를 드러낸다. 르 귄은 제도를 경계했지만, 그의 작업은 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이상적인 도구를 제공한다.
결론: 끝나지 않는 항해
본 보고서는 『글쓰기의 항해술』이 단순한 글쓰기 팁 모음집을 훨씬 넘어선다는 것을 논증했다. 이 책은 어슐러 K. 르 귄의 전반적인 세계관을 일련의 실용적이고 계몽적인 연습 문제로 전환시킨, 매우 개인적이고 철학적으로 일관되며 교육학적으로 혁신적인 안내서다. 도가 사상, 아나키즘, 페미니즘의 원리에 조언의 기초를 둠으로써, 그는 기술에 대한 논의를 단순한 역학에서 도덕적, 윤리적 실천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이 책은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그 리듬, 목소리, 심지어 문법까지도—그 의미와 분리될 수 없음을 가르친다. 이 책은 작가에게 경직된 규칙이 아니라 도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부여하며, 그들이 기술, 자유, 그리고 심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야기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라고 신뢰한다. 작가 지망생에게 이 책은 숙달로 가는 길을 제공한다. 학자에게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문학가 중 한 명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독특한 창을 제공한다. 이 책의 영원한 유산은 그 강력한 중심 메시지에 있다. 이야기는 플롯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에 있으며, 길은 그 여정 자체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