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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으로 뽑은 잡지식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稿)』 제26권 「도문대작(屠門大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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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o Gyun · Domundaejak

허균의 『성소부부고』 제26권 「도문대작」 현대어 번역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稿)』 제26권 「도문대작(屠門大嚼)」 전체를 현대 한국인이 누구나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현대어로 완벽하게 번역한 글입니다.

('도문대작'이란 '푸줏간 문 앞을 지나며 입맛을 쩍쩍 다신다'는 뜻으로, 고기를 먹지 못할 때 상상만으로 위안을 삼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해년 1611년 성성거사 허균 음식 기록

Preface

[도문대작 서문]

허균이 귀양지에서 지난날 맛본 음식들을 떠올리며, 음식 기록을 남기는 까닭을 밝힌 글입니다.

내 집안이 비록 가난하고 소박하였으나,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살아계실 적에는 사방에서 진기한 음식들을 선물로 보내오는 이가 많았다. 그 덕에 나는 어릴 적부터 온갖 진수성찬을 맛보며 자랐다. 어른이 되어서는 부유하고 호화로운 집안에 장가를 들어, 산해진미란 진미는 빠짐없이 실컷 맛볼 수 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전란을 피해 북방으로 올라갔을 때나, 이후 강릉 외가의 재산을 관리하러 갔을 때에도 각 지방의 신기하고 특별한 음식들을 두루 맛볼 수 있었다. 벼슬길에 오른 뒤에는 남북으로 여러 관직을 옮겨 다니며 입을 더욱 즐겁게 했으니, 우리나라에서 나는 훌륭한 참맛치고 내 입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게 되었다.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성이고, 특히 먹는 것은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다. 옛 성현들께서 음식을 천하게 여긴 것은 탐욕을 부리고 이익만 좇는 것을 경계하신 것이지, 어찌 먹는 것 자체를 금하고 논하지도 말라고 하셨겠는가? 만약 그렇다면 '여덟 가지 진기한 음식(팔진)'이 어찌 예법을 다룬 경전(禮經)에 기록되었겠으며, 맹자께서 '물고기와 곰 발바닥의 차이'를 논하셨겠는가?

내가 일찍이 하씨(何氏)의 『식경』과 순공(郇公)의 『식단』을 본 적이 있다. 이 두 사람은 천하의 맛있는 것을 다 맛보며 사치를 극에 달했던 터라, 그들이 기록한 음식의 종류는 만(萬)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엄청나게 많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서로 그럴싸하고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내어 과시하는 도구로 삼았을 뿐이었다.

우리나라는 비록 한쪽 구석에 치우쳐 있으나, 삼면이 큰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높은 산으로 막혀 있어 물산이 매우 풍부하다. 만약 하씨나 순공의 예처럼 이름을 바꿔가며 요리를 세분화한다면 우리 역시 만 가지는 족히 될 것이다.

지금 나는 죄를 짓고 바닷가로 귀양을 와서 거친 쌀겨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밥상에 오르는 것이라곤 썩은 뱀장어, 비린내 나는 생선, 쇠비름, 들미나리가 전부다. 그마저도 하루 두 끼만 먹다 보니 저녁 내내 배가 텅 비어 꼬르륵거린다.

예전에 배가 불러 밀쳐두고 먹지도 않던 산해진미들을 생각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고 꿀꺽 넘어간다. 다시 한번 그 맛을 보고 싶어도, 마치 하늘에 있는 서왕모의 천도복숭아처럼 까득하기만 하다. 내 몸이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었다는) 동방삭이 아닌데 어찌 몰래 훔쳐 먹을 수 있겠는가?

마침내 예전에 먹었던 음식들을 종류별로 나열하여 기록해 두고, 배가 고플 때마다 때때로 들여다보며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은 셈 치고자 한다. 다 적고 나서 이 글의 제목을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 지었다.

세상에서 잘나가는 자들이 입의 사치를 극한으로 부리고, 함부로 음식을 낭비하며 절제하지 않는 것을 경계함과 동시에, 부귀영화란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이와 같을 뿐이다.

신해년(1611년) 4월 21일. 성성거사(惺惺居士, 허균) 쓰다.

Rice Cakes & Sweets

[떡과 과자류 (餠餌之類)]

죽, 떡, 다식, 엿, 만두, 두부처럼 곡물과 콩, 꿀로 만든 음식들을 모았습니다.

방풍죽 (防風粥):

내 외가인 강릉은 방풍나무가 많이 난다. 2월에 현지 사람들이 새벽 이슬을 맞으며 첫 싹을 따는데, 햇빛을 보지 않게 한다. 아주 곱게 찧은 쌀로 죽을 쑤다가 반쯤 익었을 때 이 싹을 넣는다. 죽이 끓어오르면 차가운 백사기 그릇에 옮겨 담아 반쯤 식었을 때 먹는다. 달콤한 향기가 입안에 가득 차고 3일 동안이나 그 향이 사라지지 않는다. 참으로 속세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라 할 만하다. 훗날 요동에 있을 때 한번 만들어 보았으나 강릉의 그 죽 맛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석이버섯떡 (石茸餠):

내가 금강산에 놀러 가 표훈사에 묵었을 때, 주지 스님이 대접한 떡 한 그릇이 있었다. 패랭이꽃 씨앗(구맥)을 곱게 찧어 체로 백 번을 거른 뒤, 꿀물로 반죽하고 석이버섯을 섞어 놋쇠 시루에 찐 것이었다. 그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아, 아무리 훌륭한 과자나 찹쌀 감떡이라도 이 맛에는 멀찍이 미치지 못한다.

백산자 (白散子):

속칭 '박산(薄散, 쌀강정)'이라고도 한다. 오직 전주에서 만든 것이 제일이다.

다식 (茶食):

안동 사람들이 잘 만든다. 맛이 아주 좋다.

밤다식 (栗茶食):

오직 밀양과 상주 사람들이 잘 만든다. 다른 고을에서 만든 것은 맵고 아려서 먹을 수가 없다.

차수 (叉手):

여주 사람들이 아주 즐겨 만든다. 희고 부드러우며 입자가 고와서, 맛이 아주 달콤하고 쫄깃하다.

엿 (飴):

개성 엿이 최상품이고, 전주 엿이 그다음이다. 근래에는 한양의 송침교 주변 사람들도 잘 만든다.

대만두 (大饅頭):

의주 사람들이 중국인들처럼 잘 만든다. 다른 지역 것은 다 별로다.

두부 (豆腐):

창의문(지금의 서울 부암동 부근) 밖 사람들이 잘 만든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매끄럽다.

곰기름 정과 (熊脂正果):

회양 지역의 것이 제일 좋다. 다른 고을은 다 이에 미치지 못한다.

콩죽 (㐙粥):

오직 갑산과 북청에서만 난다. 포도 정과와 함께 먹으면 맛이 가장 잘 어울린다.

(이하 다른 것들은 모두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Fruits

[과일류 (果實之類)]

배, 감귤, 감, 밤, 복숭아, 포도, 수박 등 지역별로 뛰어난 과실을 기록했습니다.

천사배 (天賜梨):

성종 임금 시절, 강릉에 사는 진사 김영의 집에 갑자기 배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다. 열매를 맺었는데 사발만 하게 컸다. 지금까지도 많이 열리는데, 맛이 달고 아삭아삭하다.

금색배 (金色梨):

정선군에 많이 있다.

검은배 (玄梨):

평안도의 산간 고을에 있다. 색이 검붉고 즙이 많으며 꿀처럼 달다.

붉은배 (紅梨):

석왕사에서 난다. 붉은색을 띠고 크며, 맛이 아주 시원하다.

대숙배 (大熟梨):

민간에서는 '썩은 배(腐梨)'라고 부른다. 산간 고을에서 많이 나는데, 곡산과 이천의 것이 아주 크다. 그 훌륭한 맛은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을 정도다.

감귤류 (귤, 유자 등):

금귤(金橘)은 제주에서 나며 맛이 시다. 감귤(甘橘)은 제주에서 나고 금귤보다 약간 크며 달다. 청귤(靑橘)은 제주에서 나며 껍질이 푸르고 달다. 유감(柚柑)은 제주에서 나며 감귤보다 작고 아주 달다. 감자(柑子)도 제주에서 난다. 유자(柚子)는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서 난다.

석류 (甘榴):

영암과 함평에서 나는 것이 최고고, 나머지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이른 홍시 (早紅柹):

온양에서 나는 것이 붉은빛이 선명하고 맛이 달며, 과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워 최고다.

모난 감 (角柹):

남양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검은 감 (烏柹):

지리산에서 난다. 검붉은 색에 둥글고 끝이 뾰족하다. 맛이 묵직하고 과즙은 적은 편이다. 곶감으로 꼬치에 꿰어 말리거나 썰어 먹으면 아주 훌륭하다.

밤 (栗):

상주에는 작은 밤이 있는데, 껍질이 저절로 벗겨져 속칭 '피적율(皮的栗)'이라 부른다. 그다음으로는 밀양의 큰 밤이 가장 달다. 지리산에는 주먹만 한 큰 밤이 있다고 한다.

대나무 열매 (竹實):

지리산에서 많이 난다. 내가 낭주에 있을 때, 선수(善修)라는 스님의 제자가 스승의 명으로 이것을 보내주었다. 곶감과 밤가루를 섞어 과자로 만들어 몇 숟갈 먹었더니 하루 종일 배가 든든했다. 진실로 하늘의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 할 만하다.

대추 (大棗):

보은에서 나는 것이 제일 좋다. 크고 씨가 뾰족하며, 붉은색에 즙이 많고 달아서 다른 곳의 대추가 따라오질 못한다.

앵두 (櫻桃):

저자도(한양 한강의 옛 섬)에서 나는 것이 작은 밤톨만 하고 달다. 흰 앵두는 영동 지방에 많은데, 맛은 붉은 앵두에 미치지 못한다.

당살구 (唐杏):

한양 서쪽 외곽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자두 (紫桃):

삼척과 울진에서 많이 난다. 주먹만 하게 크고 과즙이 많다.

황도 (黃桃):

춘천과 홍천에 많다.

푸른 오얏 (綠李):

한양에 많지만, 서쪽 외곽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자두와 황도는 모두 크기가 작아서 지방에서 나는 것들에 미치지 못한다.

납작복숭아 (盤桃):

금천과 과천에서 많이 났지만, 지금은 아예 없어졌다. 어릴 적에 서출 친척이 안양천 쪽에 살아 많이 심어놓고 따서 보내주곤 했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지금은 구할 수 없으니 참으로 아쉽다.

승도복숭아 (僧桃 - 천도복숭아):

전주 지역 전체에 승도복숭아가 있다. 크고 달다.

포도 (蒲桃):

말의 젖꼭지 모양을 한 '마유포도'는 흔치 않은데, 신천에 사는 윤대련의 집에 포도나무가 한 그루 있다.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아 중국의 포도에 뒤지지 않는다.

수박 (西瓜):

고려 시대 홍다구가 개성에 처음 심었다. 그 연도를 따져보면 홍호가 강남으로 돌아간 때보다 앞선다. 충주의 수박이 으뜸인데 모양이 동아(겨울 수박)처럼 생긴 것이 좋다. 원주의 수박이 그다음이다.

참외 (甜瓜):

의주 참외가 으뜸이다. 크기가 작고 씨가 연하며, 맛이 아주 달고 부드럽다.

모과 (木瓜):

예천에서 나는 것이 제일 좋다. 배 같은 맛이 나고 과즙이 있다.

산딸기 (達覆盆):

오직 갑산 지역에서만 난다. 앵두와 비슷한 맛이 나며 엄청나게 달고 향기롭다.

Birds & Meat

[새와 짐승(고기)류 (飛走之類)]

고기류는 특별히 품질이 좋거나 조리법이 뛰어난 지역만 따로 적었습니다.

곰 발바닥 (熊掌):

산간 고을이면 다 있지만,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본연의 맛을 잃는다. 오직 회양 지역에서 요리한 것이 가장 맛이 좋고, 의주와 희천이 그다음이다.

표범 태반 (豹胎):

양양에 요리사 한 명이 요리법을 알고 있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다른 고을에서 요리한 것은 누린내가 나서 먹을 수가 없다.

사슴 혀 (鹿舌):

회양 사람들이 삶아서 고기로 내어놓는데, 달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사슴 꼬리 (鹿尾):

부안에서 그늘에 말린 것이 가장 좋고, 제주도(탐라) 것이 그다음이다.

기름진 꿩 (膏雉):

황해도 산간 고을에서 나며, 양덕과 맹산 것이 제일이다.

거위 (鵝):

의주 사람들이 거위구이를 잘 만드는데, 맛이 중국 황실의 요리와 흡사하다.

기타 돼지, 노루, 꿩, 닭 등:

(기타 돼지, 노루, 꿩, 닭 등은 어느 고을에나 흔하게 있으니 번거롭게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유독 질이 좋거나 요리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곳만 특별히 구별하여 적었다.)

Seafood

[해산물류 (海水族之類)]

강, 호수, 동해와 서해, 남해에서 난 물고기와 조개, 게, 새우류를 폭넓게 담았습니다.

숭어 (水魚):

서해안 어디에나 있지만, 한강의 숭어가 가장 좋다. 나주에서 잡히는 것은 엄청나게 크고, 평양의 것은 얼린 것이 맛있다.

붕어 (鯽魚):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강릉 경포호의 붕어가 바닷물과 통해 있기 때문에 흙냄새가 없어 맛이 가장 훌륭하다.

웅어 (葦魚/鰣魚):

한강 것이 가장 좋지만, 전라도에서는 2월에 벌써 나오고, 평안도에서는 5월이 되어야 나온다. 모두 맛있다.

뱅어 (白魚):

겨울에 얼린 한강 뱅어가 아주 맛있다. 충청도 한산과 임피 사이에서 정월과 2월에 잡히는 것은 희고 가늘기가 국수 같은데 먹어보면 일품이다.

황석어/참조기 (黃石魚):

서해안 어디에나 있으나, 아산 것이 최고다. 요리해도 비린내가 안 난다.

오징어 (烏賊魚):

서해에 간혹 있는데, 흥덕과 부안에서 나는 것이 최고다.

해창 (海䑋 - 소의 지라 맛이 나는 해산물):

인천과 남양에서 난다. 맛이 소의 지라와 비슷하면서도 시원하다. 오직 이 두 고을 사람들만이 요리할 줄 안다.

맛조개 (竹蛤):

경기도와 황해도에 많다.

소라 (小螺):

서해에 많은데 옹진에서 나는 것이 제일이다.

청어 (靑魚):

네 종류가 있다. 함경도(북도) 것은 크고 속이 희다. 경상도 것은 껍질이 검고 속이 붉다. 전라도 것은 약간 작고, 황해도 해주에서 잡히는 것은 2월에 나오는데 맛이 끝내준다. 예전에는 아주 흔해서 고려 말에는 쌀 1되에 40마리나 주었다. 이색(목은)이 시를 지어 "세상이 어지럽고 나라가 황폐해져 모든 물건이 줄어드니 청어도 희귀해졌구나"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명종 임금 때만 해도 1말에 50마리나 했는데, 지금은 씨가 말랐으니 참으로 괴이한 일이다.

큰 전복 (大鰒魚):

제주도에서 나는 것이 가장 크다. 하지만 맛은 작은 것만 못하다. 중국인들이 아주 귀하게 여긴다.

전복회 (花鰒):

경상 우도 바닷가 사람들이 전복을 캐서 꽃 모양으로 썰어 밥상에 올린다. 또 큰 전복을 얇게 포로 떠서 만두를 만들어도 맛있다.

홍합 (紅蛤):

중국인들은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부른다. 동해와 남해에 모두 있는데 남쪽 것이 조금 더 크다. 해삼(海蔘)도 있는데 예전에는 '니(泥)'라고 불렀다. 중국인들이 둘 다 좋아한다.

은어 (銀口魚):

영남 것은 크고 강원도 것은 작다. 해주에도 있다.

여항어 (餘項魚 - 물고기 이름):

산간 고을에 다 있지만, 강릉 것이 가장 크고 좋다.

쏘가리/금린어 (錦鱗魚):

산간 고을에 다 있지만 양근 지역의 것이 최고다. 원래 이름은 '천자어(天子魚)'였는데, 명나라 사신 동기창(동규봉)이 먹어보고 맛있어서 이름을 묻자, 역관이 얼떨결에 '비늘이 비단 같은 고기(금린어)'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모두 그 이름을 칭찬했다.

누치 (訥魚):

산간 고을에 다 있지만 평안도 강변의 것이 가장 크다.

쏘가리 (鱖魚):

한양의 동쪽과 서쪽에서 많이 나며, 속칭 '염장어'라고 부른다.

복어 (河豚):

한강 것이 최고지만 독이 있어 사람을 많이 죽인다. 영동 지방 것은 맛은 약간 떨어지나 독이 없다.

방어 (魴魚):

동해에서 많이 난다. 취하게 만드는 독이 있어서 임금님 수라상이나 제사상에는 올리지 않는다.

연어 (鰱魚):

동해에 있다. 알로 젓갈을 담그면 보기 좋다.

송어 (松魚):

함경도와 강원도에 많다. 바다에서 잡은 것은 맛이 덜하다. 알은 연어 알만 못하다.

황어 (黃魚):

동해에서 2월에 난다.

가자미 (鰈魚):

동해에 많다. 옛날에 말하던 '비목어(比目魚)'가 바로 이것이다.

광어 (廣魚):

동해에 많다. 가을에 말린 것이 끈적이지 않고 좋다.

대구 (大口魚):

동, 서, 남해에 다 있지만 북방의 것이 가장 크고 빛깔이 누렇고 두껍다. 동해 것은 붉고 작으며, 서해 것은 더 작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

문어 (八帶魚):

동해에서 난다. 중국인들이 좋아한다.

정어 (丁魚):

강릉 강문에서 나는 작은 숭어다.

은어/도루묵 (銀魚):

동해에서 난다. 원래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고려의 어떤 왕(조선 선조 또는 이성계라는 일화로 유명함)이 좋아하여 '은어(銀魚)'로 이름을 고쳤다가, 나중에 너무 많이 먹어 질리자 "다시 목어로 되돌려라" 해서 '환목(還木, 도루묵)'이 되었다.

고등어 (古刀魚):

동해에 있다. 내장으로 담근 젓갈이 제일 맛있다.

제곡 (齊穀):

거무스름한 껍질을 가진 작은 조개다. 경포호에 있는데, 흉년이 들었을 때 이것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키조개 관자 (江瑤柱/강요주):

북청과 홍원에 많이 난다. 크고 달고 부드럽다. 고려 시대에 원나라가 이것을 하도 조공으로 바치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나라의 창고가 바닥날 뻔했다.

자합 (紫蛤):

동해에 있다. 크고 관자가 희며 맛이 달다.

대게 (蟹):

삼척에서 나는 게는 그 크기가 작은 강아지만 하고, 다리통이 굵은 대나무(大竹)와 같으며 맛이 달다. 말려서 포로 먹어도 맛있다.

얼린 게 (凍蟹):

안악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굴/석화 (石花):

고원과 문천에서 나는 것이 아주 크지만, 서해의 작은 굴보다는 맛이 덜하다.

바위굴 (輪花):

동해에 있는 석화(굴)이다. 큰 것은 맛이 달다.

대하 (大蝦):

황해도에 있다. 평안도에서 나는 새우는 알을 꺼내 젓갈을 담그는데 매우 좋다.

자하/새우젓 (紫蝦):

서해에 있다. 옹진 것은 짜고, 통진 것은 달다. 호서(충청) 것은 향이 톡 쏘고 크기가 크다. 의주에서 나는 것은 잘고 달다.

도하/도하새우 (桃蝦):

부안, 옥구 등지에서 난다. 복숭아꽃처럼 고운 빛깔을 띠며 맛이 기가 막히다.

흔한 생선들:

(민어, 조기(석어), 밴댕이(소어), 낙지, 전어 등 흔한 생선들은 서해안 곳곳에 흔하고 다 맛있으므로 굳이 적지 않았다. 병어와 변종 등은 맛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어 따로 기록하지 않았다.)

Vegetables

[채소류 (蔬菜之類)]

산나물, 해조류, 장류, 뿌리채소와 향신 채소의 산지를 두루 적었습니다.

죽순 장아찌/죽순젓 (竹筍醢):

호남 노령 이남 사람들이 잘 담근다. 맛이 기가 막힌다.

원추리나물 (黃花菜/황화채):

의주 사람들이 중국 요리법을 배워 잘 만든다. 맛이 아주 훌륭하다.

순채 (蓴):

호남 것이 가장 좋고 황해도 것이 그다음이다.

석순 (石蓴):

영동 지방에서 많이 나며 가장 좋다.

무 (蘿葍):

나주 것이 가장 좋다. 배추보다 배 같은 맛이 나고 즙이 많다.

개자리/목숙 (苜蓿):

원주에서 나는 것이 은젓가락처럼 하얗다. 맛이 아주 달고 훌륭하다.

고사리, 고비, 아욱 등:

(고사리, 고비, 아욱, 콩잎, 달래, 미나리, 배추, 삽주, 송이버섯, 참버섯 등은 어디서나 다 좋으므로 따로 적지 않는다.)

표고버섯 (蔈古):

제주도 것이 좋고, 오대산과 태백산에도 있다.

홍채 (葒菜 - 붉은 나물 또는 해조류):

경기도 바닷가에서 나는 것이 아주 좋다.

황각 (黃角 - 미역류):

황해도 것이 아주 좋다.

청각 (靑角):

서해에 다 있지만 해주와 옹진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세모가사리 (細毛):

서해에 다 있지만 황해도 것이 가장 좋다. 우뭇가사리(牛毛)도 있는데 끓이면 녹아 풀어진다.

산초 된장 (椒豉):

황주에서 만든 것이 아주 좋다.

더덕포 (蔘脯):

영평과 철원 사람들이 잘 만든다. 모양이 쇠고기 육포 같다.

여뀌 (蓼):

한양의 이태원 쪽에 나는 것이 가장 좋다.

동아 (冬瓜):

충주에서 나는 것이 좋다. (가지, 박도 곳곳에 다 좋다고 한다.)

산갓김치 (山芥菹):

함경남도와 회양, 평강 등지에 다 있다. 톡 쏘는 매운맛이 시원하다.

다시마 (昆布):

북쪽 바다(함경도)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고 많다. 실미역(士麻)과 큰 미역(大藿)이 그다음이다.

이른 미역 (早藿):

삼척에서 정월에 나는 것이 좋다.

감태 (甘苔):

호남에서 나는데 함평, 무안, 나주의 것이 아주 훌륭하다. 엿처럼 달다.

김/해의 (海衣):

남해에 있지만, 동해 사람들이 주먹만 하게 뭉쳐서 말린 것이 가장 좋다.

토란 (芋):

호남과 영남 것이 좋고 엄청나게 크다. 한양 것은 맛은 좋지만 알이 작다.

생강 (薑):

전주 것이 좋고, 담양과 창평이 그다음이다.

겨자 (芥):

황해도 것이 가장 맵고 톡 쏜다.

파 (蔥):

삭녕 것이 아주 좋다. 부추, 작은 마늘, 고수 등도 다 좋다.

마늘 (蒜):

영월 것이 최고다. 먹어도 마늘 냄새가 나지 않는다.

Others

[기타 (其他)]

차, 술, 꿀, 기름, 약밥, 그리고 한양의 사계절 음식을 마지막으로 정리했습니다.

차 (茶):

작설차는 순천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고, 부안의 변산 것이 그다음이다.

술 (酒):

개성의 '태상주(太常酒)'가 가장 좋고, 끓여 만든 '자주(煮酒)'가 더욱 훌륭하다. 그다음으로는 삭주의 술도 좋다.

꿀 (蜂蜜):

평창의 바위틈에서 나는 꿀(석밀)이 제일 좋고, 곡산과 수안의 것도 좋다.

기름 (油):

중화부에서 짠 기름은 벌레의 독을 풀 수 있다. 이 기름으로 도장밥(인주)을 만들면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이 더욱 선명해진다.

약밥 (藥飯):

정월 대보름(15일)에 까마귀에게 밥을 주던 경주(동경)의 옛 풍속에서 유래했다. 중국인들이 이 맛을 좋아하여 본떠서 만들어 먹고는 '고려반(高麗飯)'이라 부른다.

한양의 사계절 음식:
쑥떡, 송편, 괴엽병(회화나무 잎을 넣은 떡), 두전(진달래 화전), 이화전(배꽃 화전)이 있다.
여름장미 화전, 수단, 쌍화, 소만두가 있다.
가을경고(팥고물 떡), 국화빵, 감/밤 찹쌀떡이 있다.
겨울탕면(국수)이 있다.
사계절삶은 떡, 찐 떡, 절병(시루떡), 달떡, 인삼떡, 송고유밀병, 설병(혀 모양 떡) 등은 사계절 내내 먹는다.
꿀 과자꿀로 빚은 과자로는 약과, 대계, 중박계, 홍백산자, 빙과, 과과, 봉접과(벌·나비 모양 과자), 만두과 등이 있는데 제사나 잔치 때 두루 쓴다.
실국수실국수(絲麪)는 오동(吳同)이라는 자가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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